효율적인 모금을 원하는 이들을 위한 나침반

내가 자원개발 및 모금 업무를 처음 맡게 되었을 때 기대와 설렘보다는 걱정과 두려움이 앞섰다.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부탁하기를 어려워하고 거절 당하는 일에 익숙지 않은 성격이었기 때문이다. 모금 전담팀도 없는 소규모 시설이라 체계적으로 배울 기회가 없었던 것은 물론, 모금 외에도 다른 여러 업무를 같이 맡아야 해서 모금 성과에 대한 부담감도 컸다. 하지만 맡은 일을 잘 해내고 싶은 욕심 역시 컸다. 모금 업무를 맡은 후 국내 대형 단체들이 하고 있는 모금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고 따라해 보았다. 하지만 얼마 못 가 한계에 부딪혔다.

지금에 와서 그 때의 나를 돌아보니, 사회복지 실천으로서 모금의 진정한 의미보다는 방법적‧기술적 부분에만 집중했던 것 같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모금을 왜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과 탐구를 하기 시작했다.

현장에서 나와 같은 고민과 씨름하고 있는 동료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 모금의 의미를 되짚고, 효율적이고 실전적인 모금 방법을 터득해서 자신 있게 한 발 딛는 모금가로, 나아가 모금 전문가로 성장하기를 응원한다.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보면,

  • 모금을 통한 사회복지 실천의 의미, 성공적인 모금을 위한 기획 요령, 그리고 점검해야 할 것들을 정리하였고,
  • 기업이나 단체에 후원 제안서를 제출하는 방법과 절차, 그리고 후원 요청을 위해 만나는 사람들과의 대화 요령을 제시하였으며,
  • 지속적인 후원자 관리를 위한 보다 효과적인 경험들을 정리하였다.

책을 읽으며 저자의 집필 의도를 깊이 있게 이해하고자 하였다. 사회복지 실천 현장에서 무엇을 중심에 두고 어떤 자세로 살아가야 할지 고민하는 시간이 되었다. 저자의 집필 의도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하나. 왜 모금을 해야 할까?

나는 ‘선한 영향력’이라는 말을 참 좋아한다. 나의 말과 행동이 주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좋은 변화가 일어날 때 스스로가 참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럴 때 진심으로 행복하다. 많은 사람들도 자신만의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여 감동과 행복을 경험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선한 에너지가 우리 사회에 돌고 돌기를 희망한다. 그런 의미에서 모금은 나 혼자만 잘 사는 것이 아닌 더불어 함께 사는 삶이 행복하다는 중요한 사회적 가치를 알리는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둘. 모금을 통해 만들고 싶은 사회적 변화나 바람이 있는가?

사회복지 실천의 본질은 사람의 존엄과 가치를 존중하는 것이다. 내가 일하는 장애인 복지 현장도 이를 지향한다. 당사자가 주체가 되어 지역사회에서 자신이 꿈꾸고 희망하는 삶을 살아가기를 바란다. 보통의 삶과 다르지 않도록 가치 있는 기회와 역할을 만들며,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행복한 일상을 살아가기를 바란다. 이 바람은 당사자와 기관의 노력만으로는 실현할 수 없다. 지역사회가 이 일에 관심을 갖고 함께 할 때 실현할 수 있다. 그래서 모금은 단순히 금품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와 지역사회를 잇는 연결고리이며, 기관은 모금을 통해 ‘당사자의 변화뿐만 아니라 지역사회가 함께’라는 가치 속에 사회복지 실천의 본질을 추구할 수 있도록 나침반이 되어 주어야 한다. 그렇게 우리는 선한 영향력으로 모두가 행복한, 하나된 세상을 만들 수 있다.

셋. 모금 전문가로서 성장‧발전하는 데 중요시되어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과 진정성’이 그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나 스스로 자부심을 가지고 당당하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이기도 해서, 사회복지 일을 처음 시작할 때 이 마음만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겠다고 다짐하였다.

 

이미지 출처: flaticon.com

 

기부자의 뜻을 소중히 여기고 감사하는 마음을 이해하고, 따스하고 정성어린 기부자의 뜻이 잘 전달되도록 기관에서 기부금을 가치 있게 사용하며, 그것을 신뢰로 돌려드리고자 정성을 다해 표현하였다.

정기기부자에게 보내는 감사글도 매월 똑같은 형식적인 인사가 아니라 기관의 미션 및 핵심 가치를 스토리에 녹여 전달하고자 노력하였다. 작은 것에도 진심을 담아 후원자들과 소통하고 관계를 이어갔다. 꾸준함은 기부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장애인들이 즐거워하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 후원하는 기쁨을 느껴요.’ 와 같은 피드백이 돌아왔다. 진정성을 담은 꾸준함의 힘을 경험한 순간이었다.

내가 하고 있는 이 일을 통해 노틀담의 소명이 널리 퍼지고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함께하길 바란다. 앞으로도 작은 차이가 중요한 차이를 만든다는 믿음으로 매 순간 진정성을 장착하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기부자들을 만나려고 한다.

어명희 | 노틀담복지관 사회복지사
《선한 영향력으로 사람들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행복 에너자이저》
라는 삶의 비전으로 주변을 밝히며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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