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Solo) 사회학: 혼자라도 충분한 ‘에이징 솔로’의 삶

작가의 진심, 그리고 이 세상 가족 이야기

기자로, 그리고 국제개발 NGO 《세이브더칠드런》 옹호 사업 부서장으로 활동했으며, 아동 인권과 가족 정책을 다룬 화제의 책 『이상한 정상가족』을 쓴 김희경 작가의 책이다. 김희경 작가의 글은 세상을 기울어진 시소 그대로 보기보다는 간결한 글에 그 기울어짐에 관한 작가만의 해석이 붙는데, 사회 문제를 다루는 글임에도 읽기에 불편하지 않아 나의 마음을 끈다. 이 책 『에이징 솔로』 역시 현재의 우리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서도 책을 쓰고 준비하는 기간 동안 자료 조사, 대상자 인터뷰 등이 대화체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학술적으로 접근한다면 연구 논문 한 편을 편하게 읽는다 생각하면 되고, 대상자들의 스토리 하나하나를 들여다 보듯 따라간다면 그 개인들의 삶을 보여주는 에세이처럼 읽을 수도 있다. 아마도 작가도 혼자의 삶을 살고 있지만 사람들 속에서 삶을 찾아가는 노력하는 ‘인간’이어야 함을 잊으면 안 된다고 말해주는 것 같다.

혼삶의 의미 확장: ‘싱글(Single)’ 이 아닌, 온전한 나로서의 ‘솔로(Solo)’

나 역시 약 20년 이상을 아직(?) 오롯이 혼자로서 살아내고 살아가고 있다. 골드 & 올드미스, 싱글라이프 등등 내가 속한 사회에서 행정적으로 또는 사회적으로 정의내려주는 단어나 관용구들이 많이 붙는다. 이 책 속에서 가장 와 닿았던 부분은 국내에서 ‘솔로’가 혼자 사는 사람을 지칭하는 용어인 반면 미국에서는 혼자 살기를 선택한 사람을 불완전한 느낌을 주는 ‘싱글’ 대신 혼자로도 온전한 ‘솔로’로 부르자는 운동이 있다고 한다. 아마도 부정적 측면보다는 긍정적인 측면을 보여주자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현재 혼자 살고 있다면 이 책을 통해 조금은 수다스럽고 힐링되는 혼삶의 이유, 무게, 버거움, 가벼움을 엿볼 수 있다.

과연 솔로는 혼자 살고 있는가? 그 르포르타주!

얼마 전 우연히 발견한 책 『친구를 입양했습니다』의 제목이 눈에 확 들어왔다. 어쩌면 우리는 느슨하고 안전함을 주는 안과 바깥을 연결하는 유연한 제도를 필요로 한다. 이 책도 옆집에 가까이 살고 있는 동갑내기 친구와 매일 밥 한끼를 나누다 보니 ‘그래, 우리 이렇게 같이 살아도 좋겠다’ 라는 생각에 결국 몇 개월 연장자인 친구가 친구를 입양한 경험을 담아내고 있다. 결국 ‘에이징 솔로’도 스스로 먹여 살리며, 또는 부대끼며 살아내고 있는 여성들의 혼삶의 방법론에 관한 이야기다. 놀랍도록 솔직한 그녀들의 이야기에 밑줄 그으며 읽어 내려 갔다. 혼삶의 생계, 주거, 돌봄, 죽음을 준비하는 태도, 그 상상력이 모든 감정과 진솔한 현실을 말해주고 있는 ‘르포르타주’ 이다.

이미지 출처: pixabay.com

우리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비영리 활동가로서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접근을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고 해결 방법을 찾으려 노력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여러 사회 단면을 유심히 관찰하는 시간 속에서 나의 삶에도 투영해 보고 객관적인 관점으로 공감력을 높여야 한다. 왜냐면 그 자체가 우리의 이야기이고, 나의 이야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에이징 솔로’는 혼자 사는 삶과 그 방법을 말하기보다는 역설적으로 혼자이기에 더욱 더 공동체 속에서 어떻게 하면 소수라도 다채롭게 살아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보편적인 혼자의 삶이지만 사회적으로 보편적이지 않을 수 있는 그 가족 형태. 어쩌면 어디에서도 진솔하게 들을 수 없는 삶의 속성을 잘 정리해줘 감사하다. 이 책은 지금도 앞으로 혼자 오롯이 ‘솔로’의 삶을 선택한 분들뿐만 아니라 삶의 형태가 어떠하든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이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어차피 사람은 태어나 죽을 때도 혼자이지 않은가?


이현승 | 굿네이버스글로벌임팩트 임팩트기금본부장
돌아보니 영리 기업보다 비영리 조직에서 근무한 기간이 더 길어졌습니다.
오랫동안 활동하다 보니 직책도 붙고 다양한 비영리 섹터 근무 기회도 있었네요.
그래도 펀드레이저로서 활동은 저에게 무엇보다 큰 의미로 다가 옵니다.
지금은 글로벌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순수 모금 영역에서 임팩트 투자 영역으로 옮겨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제 파트너십을 넘어 네트워킹 시대, 우리는 어떤 플랫폼에서 만나고 함께 해야하는지
그 방법론을 공부하고 또 실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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