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소득은 안전한가요?
국가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책을 추천한다는 것은 어렵다. 개인의 독서 취향은 다르다. 독서력도 다르다. 그러니 불쑥 이것이다, 라고 권하는 것 어렵다. 그럼에도 공통분모의 느낌표가 있다 싶은 것은 기꺼이 권하기도 한다.
최근에 내 지인에게 가장 많이 권한 책이 있다면 <소득의 미래>이다.
‘앞으로 10년, 일과 소득의 질서는 어떻게 바뀔 것인가’라는 부제를 달고 나온 경제서이다. ‘소득의 미래는 어떻게 바뀌겠는가?’ 라는 질문을 한다. 미래 경제서이다. 그러나 ‘미래’라는 단어가 무색하다는 생각이다. 지금 당장 현실, 코 앞의 지금을 이야기한다.
<소득의 미래>는 총 4개의 챕터로 이루어져 있다.
- 소득의 지각 변동
- 뭘급으로 먹고사는 시대가 끝나고 있다
- 전환의 시대, 국가의 역할
- 미래의 기회는 어디에 있는가
이원재 저자는 “관찰과 대화와 상상을 통해(서문 p15)” 책을 썼다고 했으나, 내가 보기엔 오랜 학습적 경험과 통계를 바탕으로 쓴 책이다. 많이 들여다봤고, 많이 고민하면서 쓴 책이다. 내 경우 경제경영 책을 몰아서 많이, 읽는다. 그 때마다 느끼는 것이 있다. 왜 나는 한국인 학자가 쓴 경제경영책을 많이 못 읽는가? 왜 외서를 번역한 책만 이렇게 읽는가? 책이 없었다. 폄하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 경제 관련한 책은 부동산과 투자, 돈, 책이 제일 많다. 제대로 날 것이 생생하게 기록된 경제학 책을 못 찾았다. 그러던 차에 <소득의 미래>를 만났다. 시원했다. 감동도 받았다. 그래서 추천한다.
프리랜서 디자이너의 노동은 왜 노동이 아닌가. 배달기사의 노동은 왜 보호받지 못하는가. 자영업자의 출산은 왜 국가가 보호하는 출산이 아니어야 하는가. N잡러의 사회보험은 왜 본인이 고민해야 하며, 우버 기사와 소비지가 만들어내는 데이터에서 나오는 이익은 왜 모두 우버가 가져가는가.
– 226p
코로나 3년차를 겪고 있다. 그동안에 두 번의 올림픽이 열렸다. 코로나만으로도 이미 전쟁이다. 그런데 진짜 총 들고 탱크가 움직이는 실물 전쟁이 터졌다.이웃나라에서.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런 시대에 급여만이 온전한 소득이라고 할 수 있을까. 질병으로 바뀌고, 또 전쟁으로 바뀔 것이다. 이 예측 불허한 시대에서 어떻게 하면 소득이 탄력적으로 생산되고, 그것을 인정할 수 있을까. 많은 것들이 재배치되고 부를 만드는 과정도 바뀌고 있다. 그것을 인정하는 사회,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까. 여기 책에서 조목조목 풀어두었다.
<소득의 미래>는 전망서이면서 제안서이다. 이 책에 담은 예측은 예측임과 동시에 저자가 지향하는 가치이며 목적지이기도 하다, 미래는 예측하는 게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므로 전망과 제안, 예측과 당위는 분리되지 않는다.
서문, 15p
<소득의 미래> 서문의 일부분이다.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다는 표현이 정말 와 닿는다. 만들어가는 것에는 사회적 합의를 이루어야 하는 여러 부분들도 있다. 그 중 요즘 이슈 되고 있는 ‘기본 소득’도그런 부분이다. 최근에 페이스북에 올라온 어느 자영업자의 글이다. 책 추천에 연결고리가 되어서 담아왔다.
젊은 경제학자 이원재의 생각을 좋아한다. 바뀐 세상, 바뀔 세상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청년들과 기성세대 대부분이 삶에 쫓긴다. 게을러서 그럴까. 눈치가 없어서 그럴까. 사람들을 타박할 이유야 갖다 붙이면 말이 되는 것 같겠지만, 사실을 알면 말이 안 되기도 한다. 사실은… 돈이 그들 곁에 없고 세상의 한 구석에 쌓여 있어서 그렇다.
-페이스북. 이다리-
기본소득에 관한 내용도 <소득의 미래>에 담겨있다. 그러나 한겨레에 저자가 쓴 칼럼이 휠씬 더 명쾌하고, 섹시하다. 칼럼의 일부분을 남기며 <소득의 미래> 추천에 마음을 담는다. 지금 사는 것에 대한 희미한 불안감이 있는 분들, 앞으로 살아갈 날들에 대한 희망을 품고 싶은 분들에게 권한다. 절대 후회하지 않을 책이다.
부잣집 아이가 공부도 더 잘하고, 부잣집 어르신이 건강도 더 좋답니다. 불안해진 마을 청년들은 땅 쪼가리라도 사두려고 빚을 내기 시작했는데요. 빚조차도 부잣집 청년이라야 낼 수 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옵니다.
기본소득’이라는 아이, 칼럼 중에서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030277.html
김향숙 | (주) 통하다 기획이사마케팅, 영상제작을 하는 회사에서 기획이사로 일 하고 있다. 지역의 협동조합에서도 조합원으로 일 하기도 한다. 일등 지키기 위한 고군분투도 하지 말고, 일등 따라 가기 위한 애씀도 하지 말고, 그렇다고 천둥벌거숭이로 살지도 말고, 딱 동메달만큼 살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다. 전형적인 INTP로 내부에서 에너지를 받는다. 에너지의 근원이 책인 것이 다행이다. 그래서 늘 감사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