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대’라는 단어를 들으면 환영하는 몸짓, 따뜻한 포옹, 친절한 미소 같은 것들이 떠오르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환대란 ‘단순한 우호의 몸짓을 넘어 타인에게 자리를 주는 것, 그의 자리를 인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환대는 상대방이 비로소 ‘사람’이 되게 하는 통로다. 사람이 된다는 것은 바로 ‘사회 안에서 자리를 갖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리를 갖고 사람의 자격을 얻은 사람이 계속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자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환대’는 자원의 재분배를 포함하기 마련이라는 점에서 우리 사회의 ‘기부’란 어떤 방향으로 추구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가 이어진다.
기부란 무엇인가. 사회적 의무인가, 환대의 행위인가, 자발적 선택에 따른 순수한 증여인가. ‘자신의 행동이 이름 모를 사람의 작은 선행으로나마 기억되기를 원하는 점에서 개인적 관계를 추구하는 선물 같은 것’인가.
저자는 증여의 논리와 환대의 논리는 전혀 다르다고 설명한다. 환대란 상대방에게 주는 힘을 주는 것이며, 받는 사람을 줄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기 때문에 공공성을 창출하는 다양한 활동과 맞닿아 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자연스레 우리 사회에 자리를 갖지 못한 사람들과 그들에게 자리를 마련해 주기 위해 수고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왜 기부문화가 ‘자선을 넘어 변화로’, 증여를 넘어 환대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답이 거기서부터 시작된다.
‘자신의 존재를 부인당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뻗치고’, ‘그들을 인지하고 인정하는’ 환대가 바로 ‘우리 사회에 우정이나 사랑 같은 단어가 의미를 갖기 위한 조건’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 모두는 우정과 사랑이 필요한 존재이기 때문에, 이 같은 절대적 환대가 필요하며, 우리 또한 기꺼이 환대하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